예술명소 되다 서울역 '도킹서울’
<도킹 서울>
○ 위치: 서울로 7017-서울역 연결부
○ 교통: 서울역 롯데마트 4층 주차장에서 도보로 연결
○ 운영시간: 매주 화~일요일 11:00~20:00(매주 월요일, 공휴일 제외)
○ 관람료: 무료
○ 문의: 02-120
<도킹 서울(Docking Seoul)>은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차량 통로(주차램프)였던 공간을 공공미술 플랫폼으로 소생시킨 곳입니다. 서울시가 만리동과 서울로7017, 옛 서울역사를 연결하는 서울역 일대 활성화 사업과 연계해 조성한 곳으로 새로운 예술명소로 눈여겨 볼만합니다.
10월 18일 오후 5시 30분, <도킹 서울>의 개장식이 있었습니다. 서울시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서울은 미술관>과 만나 옛 주차램프였던 장소가 시민의 공간으로 다시 피어났습니다.
<도킹 서울>이라는 명칭은 사람과 도시가 만나는 관문인 서울역의 특성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2004년부터 폐쇄돼 온 주차램프가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다시 시민과 만나 ‘새로운 우주로 연결된다(Docking: 우주선, 배 등의 결합)’는 뜻을 담았다. 2021년부터 다양한 예술가와 전문가, 과학자, 시민이 함께 협력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키네틱아트(움직이는 예술),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타원형의 중정을 중심으로 상향 램프와 하향 램프가 둘러싼 200여 미터의 나선형 공간을 따라 걸으면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공미술 작품 세가지 주제 7작품
이동하는 일상
푸른 태양 무대
생명하는 우주
이 작품들은 기획 단계부터 김상욱 물리학자와 이태형 천문학자의 자문을 받아 우주와 생명의 원리들을 공간에 녹여놓아 예술과 과학의 교감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양정욱 작가의 키네틱 아트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
천장 위에 마치 배를 젓는 '노' 같이 보이는 한 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주차램프를 따라 걷는 사람의 모습을 섬세하게 관찰해 움직이는 조각으로 표현한 키네틱 아트입니다. 계속 변화하는 생동감이 특징입니다. 작가는 "일상은 늘 미결된 가능성의 상태인 삶의 과정과 모양을 담고 있다"고 말합니다.
티폴트(차동훈) 작가의 반응형 미디어 작품 <관측지점>
이 작품은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달라지는 영상을 보여준다. 반응형 미디어 작품으로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공간들을 화면을 통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곳을 처음 보고 공간이 주는 형태에서 모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 시민이 앞으로 나와 체험을 하자 생생하게 화면이 바뀌었고 주변 방문객들 사이에서 놀라운 감탄이 터졌습니다.
정소영 작가의 설치작품 <깊은 표면>
이 작품은 정중앙에 위치해 있어 가장 시선을 끄는 작품이기도 하다. 중정에 위치한 높이 5.2미터의 푸른색 소용돌이 형상의 작품입니다. 별과 생명의 탄생 과정서 생겨난 회전의 움직임이 주차 램프의 나선과 반대 방향으로 휘감겨 인상적인 울림을 줍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물질이 가진 움직임을 체험하고 형성된 시간의 감각을 전달하려 합니다.
팀코워크가 조명, 소리를 이용해 만든 작품 <푸른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태양 빛으로 전달하는 소리의 주파수를 대역별로 추출해 3개의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중정을 비추는 조명을 통해 별이 탄생하고 소멸하는 순환의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시민참여 설치작품 <나의 우주색>
"너무 예쁜 거 같아. 이름 봐봐", "진짜 이렇게 보였을까?" 오로라처럼 움직이는 빛깔길을 구경하는 관객들이 하나씩 이름을 불러가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라벤더색 그리움, 금빛 우유, 피치 한방울, 달콤한 휴식 …. 50m 길이에 설치된 기둥에는 SNS를 통해 시민들이 바라보고 느낀 하늘의 사진에서 추출한 72개의 색상에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옆에서 쏘는 빛에 따라 반사된 기둥은 빛을 머금은 우주색 팔레트로 제작했습니다. 각각의 하늘(우주)이 이렇게 다르고 예쁠까.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지은 이름이 더욱 예술적이라 꼭 하나하나 읽어보며 감상하길 추천합니다.
<도킹 서울>은 예술가의 상상력과 과학이 만나는 공공미술 플랫폼입니다.
또한 이곳 주변에서는 <도킹 서울> 외에도 다양한 미술작품과 만날 수 있습니다. <도킹 서울>이 생기면서 지도상으로 서울로 7017에는 만리동 광장의 공공미술작품 <윤슬>과 <서울로미디어캔버스>가 삼각 모양으로 연결되어 함께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20여 년간 폐쇄된 공간에는 분명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지 않았을까? <도킹 서울>에서 빙글빙글 걷는 동안 생각지 못한 감성이 피어날 듯싶습니다. 특히 이곳은 자신만의 속도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작품 감상을 위한 추천 시간은 커튼이 걷히고 조명이 아름답게 비추는 야간대입니다. 가을이 가기 전, <도킹 서울>에서 다채로운 예술과 문화를 흠뻑 누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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